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인스타그램에서 출사지를 고르다 예쁜 가실 성당을 보고 가고 싶었지만 너무 멀어 전북/충남 지역에 있는 성당을 찾아보았다. 어렵지 않게 공세리 성당을 찾았다. 결론적으로 공세리 성당도 예쁜 곳이라서 많은 관광객이 오는 곳이고, 특히 젊은 분들도 많이 찾는 곳이었다. 태극기 휘날리며, 런닝맨, 수녀 아가다 등의 영화, 드라마 촬영지인 공세리 성당은 2005년 한국 관광 공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하기도 한 곳이어서 기대를 하고 가보았다.


아산 공세리 성당 가는 길
- 공세리 성당: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공세리성당, 네이버 지도 바로 가기 링크

태극기 휘날리며
큰딸이 중학생이 되고 어느 날 한국 전쟁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여주고 싶어 한참 찾아보니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제작비 절반을 투자한 쇼박스에게는 2차 판권이 없고 강제규 필름이 가지고 있는데 강제규 필름이 청산하면서 주인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유튜브에 올라온 화질이 떨어진 영화를 보아도 눈물이 흐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옆에서 5학년인 둘째 딸도 전쟁 신에서는 눈을 감다가도 간간이 훌쩍이더니 마지막에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었다. 잠시 샛길로 세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공세리 성당
주차장은 충분히 넓다. 관광객이 많이 와서 그런지 주차장 입구에 방문자 출입 명부도 있고 화장실도 있다. 알록달록한 꽃들이 성당 본당과 마리아상 쪽으로 가는 길 양쪽으로 반겨준다. 벚꽃 나무가 심어져 있기에 봄에 가는 것도 굉장히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가족, 커플, 친구들과 오는 젊은 분들 등 연령도 다양하다. 공세리 성당은 1890년에 시작한 120년이 넘은 역사가 있는 오래된 성당이고 충남 지정기념물 144호이기도 하다. 불교 사찰이 문화재로 가치가 있는것 처럼 성당도 우리의 역사의 일부라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참 새로운 느낌이다. 신리 성지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천주교를 위해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이 모셔진 곳인 순교 성지이기도 하다. 신리 성지 포스팅 바로 가기 링크






나무가 멋있는 공세리 성당
이곳에는 국가 보호수가 4그루가 있는 곳이다. 아래 사진에 있는 보호수는 380여 년 된 느티나무라고 하니 참 대단하다. 가기 전에 조사를 열심히 안 했더니 보호수를 포함해서 몇 가지 못 찍은 부분이 아쉬운 데 벚꽃이 핀 내년 봄에 꼭 다시 가보기로 한다. 코로나로 박물관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 1,500여 점의 유물을 보관이 되어 있다고 한다. 박물관에 모두 전시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꼭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이곳의 인생 사진 포인트는 사실 크게 설명할 것이 없다. 보다시피 성당 주변에서 마음에 드는 곳에서 찍으면 된다.


다만 성당 주변의 나무들로 성당 건물이 가려서 실제 현장에 있을 때는 굉장히 분위기가 좋은 요소로 작용하는데 사진을 찍을 때는 조금 아쉬운 점이긴 하다. 그래서 나뭇잎이 없어 성당이 잘 보이는 눈이 덮인 겨울 사진도 매력적일 것 같다. 아무튼 나무가 많기에 아래처럼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나무와 성당이 나온다. 멋진 요소임은 틀림없다.



공세리 성당의 역사
공세리 일대는 충청도 내포 지역에 있는데 초기 한국 천주교회에 이존창에 의해 복음이 전파되었다. 박해기를 지나오면서 신앙을 지키던 이 지역은 신앙의 자유를 얻은 후 양촌 본당 관할 아래 있다가 1895년 6월 드비즈 신부가 공세리로 부임하며 공세리 성당이 시작한다. 처음부터 지금의 성당 건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10칸짜리 기와집을 성당으로 사용했고, 1897년에 공세창 일대를 매입하고 1899년에 성당, 사제관을 짓는다. 1920년대에 신자가 늘자 드비즈 신부는 1922년 9월에 고딕 양식의 성당과 사제관을 지었다. 드비즈 신부가 프랑스에서 배우고 익힌 방법으로 원료를 구입해 고약을 만들어 무료로 나눠준 것이 명래 고약의 시초이다. 명래는 드비즈 신부를 도왔던 한 사람으로 고약 만드는 법을 전수 받은 인물의 이름이다.


이번 충남/전북 출사지를 정할 때 한국 역사를 돌아 볼 수 있는 장소를 아래처럼 일부 넣었다. 왜 여유롭게 생각을 했었는지 모르겠지만 오후 2시쯤에 출발했더니 미륵사지에서 노을을 보았다.
- 아산 공세리 성당 ➝ 논산 선샤인 스튜디오 ➝ 여산 남부 교회 ➝ 익산 미륵사지 ➝ 익산 춘포역 주변(춘포역, 대장 도정 공장, 에토 가옥)
마지막 코스였던 춘포역 주변은 다음 기회에 가보기로 한다. 춘포역 주변 지역은 이번에 로케이션 헌팅 과정 중에 새롭게 알게 된 장소이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시 일제의 수탈의 현장이었고 특히 에토 가옥의 주인이었던 호소카와 집안의 농장 규모가 호남에서 세 번째였단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다.
이렇게 공세리 성당에 대한 짧은 글을 마무리해 본다. 천주교 신자라면 의미를 두고 방문하면 좋은 곳이고, 일반 사람들은 잠깐 들려 사진 촬영하고 가기 좋은 곳이다.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역사의 장소이지만 성당이라는 요소와 만나 오묘한 느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