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에 있는 월드컵공원은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평화의 공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1973년부터 1993년까지 쓰레기를 매립하던 난지도에 월드컵을 계기로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난지도는 꽃섬, 중초도, 압도, 문도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지금은 한강 야경 명소, 억새 축재로 많이 알려져 있다.



상암 하늘공원 가는길
- 하늘공원 주차장: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1538 네이버 지도 바로 가기 링크
- 이용 시간
- 1,2,12월: 오전 7시 ~ 오후 6시
- 3,10월: 오전 6시 ~ 오후 8시 30분
- 4,9월: 오전 5시 30분 ~ 오후 8시
- 5월: 오전 5시 ~ 오후 8시
- 6,7월: 오전 5시 ~ 오후 8시 30분
- 8월: 오전 5 시 30분 ~ 오후 8시 30분
- 11월: 오전 6시 30분 ~ 8시
- 주차 요금: 승용차 기준 분당 150원(09시~22시 이외 시간 무료 개방)
- 월드컵공원 안내 리플릿 PDF 다운로드
옛날의 난지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꽃이 피어있는 섬이란 뜻으로 중초도(中草島)로 표시했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김재 정선이 그린 <금성평사>에는 모래섬으로 표현이 되어 있다. 물의 흐름이 느린 하구에 홍수가 날 때마다 쌓인 모래섬의 모양이 바뀌었다. 조선 시대에는 뱃놀이 터, 6-70년대에는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농사를 짓기도 했고 70년대에는 수수 빗자루의 재료인 수수의 전국생산량의 70%, 땅콩의 30%가 난지도에서 수확했다고 한다.

하늘공원에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촬영 포인트를 소개한다.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A~F 순으로 동선을 계획하면 좋다.
A 촬영 포인트: 하늘계단



하늘공원에 가는 길은 여러 길이 있지만 꼭 동쪽에 있는 하늘계단(291 계단)으로 가는 걸 추천한다. 오르면서 볼 수 있는 뷰도 굉장하다. 한강 & 성산대교와 월드컵 경기장을 볼 수 있다. 계단 수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금방 오를 수 있고 사진 찍으면서 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계단을 오르는 길에 길고양이를 만났다. 사료를 먹고 있던 고양이가 나를 경계한다. 오가는 시민들이 사료를 놓고 간 모양이다.



올라가다 보면 맹꽁이 전기차가 슉슉 지나간다. 편도 2천 원, 왕복 3천 원으로 주차장에서 하늘공원 입구까지 타고 갈 수 있는데 걸어가는 길에 멋진 뷰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므로(하늘계단) 적극 패스하길 추천한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고 근처에 매점 옆에 느린 우체통이 있다. 1년에 설, 추석 전후로 발송해주는 곳인데 탐방객 안내소에서 엽서, 편지지를 받아 작성하고 넣으면 된다.


B 촬영 포인트: 하늘을 담는 그릇
잘 알려진 촬영 포인트라서 크게 설명할 부분이 없다. 전망대로 향하는 갈림길 세 군데에서 모두 이와 비슷한 촬영을 할 수 있다. 억새가 누렇게 익은 가을에는 전망대 위에서 공원을 찍은 사진도 괜찮다. 예전에 왔을 때는 뼈대만 있었는데 현재는 푸른 풀이 감싸고 있어서 굉장히 멋지게 느껴졌다.


C, D 촬영 포인트: 전망대
C, D 촬영 포인트는 한강이 보이는 전망대이다. 양쪽 모두 탁 트인 시야로 시원하게 서울을 볼 수 있다. C 포인트에서는 수풀에 가려 복잡한 도로가 보이지 않지만 D 포인트에서는 강변북로가 보인다. D 포인트에서 보는 전망은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과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대비되어 제법 눈에 즐겁다. 그래서 그런지 D 촬영 포인트에 서울시에서 야경 명소라는 팻말까지 붙여 놓았다.


E 촬영 포인트: 하늘공원 억새 어디든지
억새밭은 역시 가을이 진리다. 푸른 억새도 멋있으나 그늘이 없는 하늘공원에 걷는 것은 쉽지 않다. 일몰 시간에 맞춰 오는 것도 추천한다. 가을 사진은 다음에 추가해보도록 하겠다.



F 촬영 포인트: 메타세콰이아 길
메타세콰이아 길은 꼭 가보길 추천한다. 하늘공원 전망대에서 이곳까지 생각보다 많이 걸었던 것 같다. 지도에서 측정해보니 D 전망대에서 1.5km는 걸어야 메타세콰이아 길 시작점에 도착할 수 있다. 요즘 재택 근무한다고 잘 안 움직이다 보니 이 정도 걷는 것도 쉽지 않다.



김재 정선이 그렸던 그리고 신혼부부가 여행 왔던 아름다웠을 난지도는 냄새나는 쓰레기 매립장이 되었다가 이젠 공원이 되어 서울 한켠에서 시민들의 쉼터가 되었다. 쓰레기 매립장이기 전에도 그랬고,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난지도에도, 현재의 난지도에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난지도에 대해 두어 시간 조사해보니 조선 시대나 6~70년대 난지도의 모습을 실제로 보고 싶어졌다. 역사도 책으로만 공부하면 나의 이야기가 아닌데 이렇게 현장에 다녀오고 두 눈으로 보고 두 발로 걸었던 곳이 예전엔 이런 곳이었단 걸 알게 되면서 참 애틋한 느낌이 든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폐품을 모아 살아가던 주민들이 있었는데 난지도 생태공원 사업이 시작하면서 갈 곳을 잃었다. 당시 824가구 3,103명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도 갈등도 있었다. 서울 정책 아카이브에 난지도 생태공원 조성 사업 자료가 남아 있는데 간략한 내용을 확인 수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던 주민들 사이에 쓰레기 줍는 것도 순서가 있었다. 쓰레기차가 들어오면 ‘앞 벌이’가 먼저 쓰레기에서 쓸만한 것들을 골라 주웠다. ‘앞 벌이’가 되기 위해 권리금도 필요했다. 그렇게 한번 훑고 남은 것 중에 주워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런 사람들을 ‘뒷 벌이’라고 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던 곳에서 어렵게 살던 주민들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흩어졌다.



- 쓰레기 매립지 난지도에서 생활했던 나도은씨의 인터뷰 기사
- 갈 곳 없는 마지막 난지도 사람들에 대한 기사
- 난지도의 역사를 짧게 정리한 <난지도 그 향기를 되찾다> PDF
월드컵공원에 여러 생태교육 시설이 있는데 그중 ‘난지도이야기관’이란 시설이 있다. 이곳에 가면 앞에 설명한 난지도의 변천사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늘공원 사진 촬영 포인트 및 난지도의 짤막한 역사를 알아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 하늘공원은 그냥 공원이 아닌 것 같다. 이제 가족, 커플, 친구들이 찾아와서 즐거운 추억을 가져가는 장소로 변신한 난지도를 바라보며 우리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렇게 국내의 한 장소, 한 장소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 신기하게도 굉장히 재미를 느낀다. 다음에는 어디에 갈지 벌써 기대가 된다. 역사에 흥미가 없었던 내가 좀 변한 것 같다. 좋은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