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잡이가 잘된 물 = 깨끗한 물 이라는 등식이 성립할까? 이에 대해 알아보자.
물생활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면 어항 물과 관련해 알고 있어야 할 필수 정보를 찾기 마련이다. 어렵게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도록 이 글 하나에 다 정리를 해본다. 그리고 종종 잘못 알고 있는 몇몇 정보, 오해하고 있는 상식도 정리해 본다. 기본적으로 아래 단어에 대해 계속 듣게 될 텐데 간단하게 설명을 덧붙이고 시작한다.
용어 설명
- 물잡이: 물에 투입되는 배설물이 분해가 잘 이루어지도록 기다리는 과정
- 환수: 물갈이
- 여과기: 스펀지, 기공이 많은 인공 돌 등을 넣어 박테리아 서식지를 만들고, 물을 순환시켜 어항에 있는 배설물을 박테리아에 제공하는 기계
- 여과재: 여과기에 넣는 스펀지, 기공이 많은 인공 돌 등
- 에어 펌프: 어항에 공기를 넣어줄 때 사용하는 기계
- 콩돌: 에어 펌프에서 나온 튜브 끝에 연결해서 어항 속에 공기를 퍼트리는 부품
본인도 물생활하기 전까지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종종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어항에 공기를 넣어줘야 물고기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는 맞는 말이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어항에 생물이 많다면 공기를 넣어주는 게 맞다. 그런데 적정 개체수가 있다면 공기를 일부로 넣어 주지 않아도 잘 살아간다. 이에 앞서서 더 중요한 것은 생물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유해한 성분을 없애주는 것이다. 그래서 배설물의 유해 물질을 없애는 장치가 없다면 생물은 배설물의 독성으로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일정 비율의 물을 깨끗한 물로 교환해주는 것도 필수이다.
그렇다면 어항의 물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하나씩 알아보자.
환수 (물갈이)
배설물의 유해 물질을 가장 쉽게, 그리고 확실하게 없애는 방법은 물리적인 방법이다. 그렇다. 환수를 하는 것이다. 물을 바꿔주면 배설물에서 나온 암모니아가 당연히 줄어 든다. 여기서 문제는 생물들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환경이 자주 바뀌는 것에 적응을 쉽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환수를 하되 필요 이상으로 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1주 x 1회 x 어항 전체 물양의 20~30% 환수
여과기가 있다는 전재하에 물생활하시는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환수 방법은 어항 사이즈 상관없이 위와 같다. 여과기 용량, 바닥재 용량과 종류, 생물 투입 여부, 수초 식재 여부, 생물/수초 종류, 키우는 분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른 환수 규칙을 가지게 마련인데 경험이 쌓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어항마다 나름의 최적의 환수 패턴이 생긴다. 생물의 특성을 찾아보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조금 뒤에 언급할 측정 도구를 사용하면 쉽게 환수 패턴을 익힐 수 있다.
여과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1주일에 1회 환수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결론적으로 생물은 1주일 동안 본인의 배설물과 함께 지내야 한다. 어항에 과밀하게 생물이 없다면 충분이 생존할 수 있겠지만 배설물을 분해해서 조금이라도 덜 유해한 성분으로 바꾸는 장치가 있다면 생물에게는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런 장치를 여과기라고 부른다. 여과기 안에는 펌프가 있고, 스펀지나 기공이 많은 인공돌을 넣는다. 물이 순환을 하면서 여과기 안에 있는 여과재를 지나치며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배설물의 유해 물질을 먹을 수 있게 하는 원리이다. 여과기는 형태에 따라 스펀지 여과기, 외부 여과기, 상부/배면/저면 여과기 등이 있고 작동 원리는 조금씩 다르다.
질소 순환 사이클(배설물 분해 사이클)
배설물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물속에도 존재하는데 크게 두가지의 박테리아가 있고 이 박테리아로 인해 아래의 과정을 거쳐 질산염이라는 최종 물질로 어항에 떠돌게 된다.
암모니아(배설물) → 물에 용해됨 → 암모늄 → 니트로소모나스 박테리아 → 아질산염 → 니트로박터 박테리아 → 질산염
위에 언급된 물질 중에 그나마 질산염이 덜 유해하다. 그래서 질산염이 조금 쌓인 후에 환수를 해도 어항 속의 생물이 살아가는 데 크게 지장이 없다. 단 환수 주기와 환수하는 양은 어항마다 제각각 다르므로 나름의 노하우를 쌓아야 생물의 폐사를 막을 수 있다.
아질산염, 질산염 측정 키트
물잡이를 하고 있는 어항이 있는데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생물을 넣어야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싶다면 아질산염과 질산염 측정 키트를 구입하면 된다. 키트는 시약의 형태와 스티립 형태가 있다. 질소 순환 사이클로 인해 생기는 측정 결과를 단계별로 간략히 설명해본다.

처음 어항을 세팅하고 물을 채우고 여과기를 돌린다고 해서 박테리아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박테리아 먹이가 필요하다. 그래서 물잡이를 할 때 어떠한 물에서도 튼튼하게 자라는 생물 몇 마리를 어항에 넣기도 한다. 그럼 거기서 나오는 암모니아가 쌓이게 되고 미세하게 물속에 있는 니트로소모나스 박테리아가 점차적으로 번식하기 시작한다. 이때 수족관에서 판매하는 박테리아제를 넣어주면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 박테리아가 번식한다고 하지만 배출된 암모니아를 처리하기 부족하므로 처음에는 암모니아의 수치가 엄청 올라간다.
어느 시점이 되면 니트로소모나스 박테리아가 번식에 성공해 암모니아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순간이 온다. 이때는 아질산염이 차곡차곡 어항 물에 쌓이게 되는데 역시 니트로박터 박테리아가 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아질산염의 수치가 오른다.
다시 시간이 흐르면 니트로박터 박테리아도 번식에 성공해 아질산염의 수치를 떨어뜨리기 시작하면 이제서야 질산염의 농도가 오르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어항에 생물을 투입할 수 있는 시점은 바로 이 지점이 지난 지점 즉 아질산염의 농도가 거의 0%가 되었을 때이다. 암모니아 수치도 이때 거의 0%이 되는데 바로 이 지점이 물이 잡혔다고 보통 표현한다. 그리고 물이 잘 잡혔지만 질산염의 농도는 환수를 하기 전까지 계속 오른다.
그리고 비록 물 잡이가 안정해졌다고 한 번에 생물을 많이 넣으면 안된다. 생물이 늘어나는 순간 암모니아의 배출양이 늘어나게 되고 늘어난 암모니아를 처리할 박테리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에 생물의 수도 점차적으로 늘여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과기는 충분히 여유있는 것으로 선택하면 충분한 버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백탁 현상
물생활에서 말하는 백탁은 짐작할 수 있듯이 물이 뿌옇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초보이든 고수이든 새로 세팅한 어항에서 쉽게 경험하게 된다. 백탁을 영어로 Bacteria Bloom으로 박테리아 꽃 또는 꽃 피우는 시기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영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고 위에 질산 순환 사이클에 대해 설명했듯이 순간적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박테리아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세팅한지 2개월이 지난 어항이고 물잡이를 제대로 했다면 백탁이 오는 경우가 드물지만 초기에는 환경이 살짝만 바뀌어도 백탁이 오는 경우가 있다. 백탁 현상이 왔다고 해서 급하게 환수를 하면 안 된다. 질소 순환 사이클이 안정이 되기 위해서는 환경이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백탁 제거제도 있지만 며칠을 두고 보면 대부분 알아서 없어진다. 기억할 것은 백탁이 오더라도 정기적인 환수 주기를 따르면 된다.
간혹 세팅 초기 물을 넣을 때, 환수할 때, 청소, 수초 트리밍하면서 바닥재 분진이 흩날리면서 백탁이 일어난 것 같은 경우가 있는데 이 같은 경우에는 몇 시간이면 가라앉아 어항 물이 다시 투명해진다.
대량 환수를 하면 더 깨끗할텐데 왜 20~30%만 환수하나?
환수하는 물의 양이 많아질수록 박테리아도 같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에 갑자기 물이 대량으로 교체되거나 여과기를 환수하기 위해 받은 어항 물에 헹구지 않고 깨끗한 수돗물에 씻게 되면 박테리아가 대량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다시 물잡이를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어지고 새로 세팅한 어항이 아니지만 백탁이 오기도 한다. 많은 분들의 경험이 대략 30% 이라는 것일 뿐이고 본인의 어항에 맞게 환수 용량과 패턴을 찾아가면 된다.
물잡이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
앞서 언급했다시피 물잡이 특공대를 투입할 수 있는데 그전에 최소한 1주일 기간동안 아래의 것들을 먼저 해주고 물잡이 생물을 넣어주면 좋다.
- 박테리아제를 설명서대로 투입
- 안정이 된 다른 어항의 스펀지 국물 투입
- 수족관에서도 스펀지 국물을 판매하는데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비추
- 물잡이 생물 투입
물잡이 기간을 최소 2-3주 혹은 한 달 이상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길게 가져가는 것도 솔직히 불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환경이 민감한 생물을 키우고자 하는 경우 물잡이 기간을 늘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인위적인 브리딩해서 고정을 시킨 개체일수록 유전자 특성상 다양성이 줄어들어 한 병원균 혹은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이 어렵게 되므로 이런 생물은 더욱 주의를 요한다.
마지막 정리
물잡이는 박테리아제를 넣어 약 1주일 후 물잡이 생물 몇마리를 넣어 아질산염의 농도가 0%일 때 생물을 넣기 시작하되 한번에 많이 투입하는 것보단 나눠서 투입하는 것이 좋다. 키우는 생물의 특성을 공부하고 그에 맞는 환수를 해주는 것이 폐사를 막고 즐거운 물생활할 수 있는 바탕이된다.